- 굽은 막대기도 사용하시는 하나님
- 운영자 2025.5.19 조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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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학원을 다닐 때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구약 신학을 가르친 분인데, 실력은 물론 인품이 훌륭하고 어휘력과 표현력이 얼마나 풍부하시던지 그분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여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지금도 제 마음에 남은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은 굽은 막대기를 사용하여 직격탄을 날린다’는 말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하나님은 악한 자를 사용하셔서 의로운 일을 하신다는 것입니다.
요즘 묵상하는 민수기 말씀에 등장하는 발람이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사술(점술)로 자기 이익을 꾀하는 자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영향으로 많은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을 숭배하고, 음란에 빠졌습니다. 그러므로 성경 곳곳에서 그를 악한 자의 대명사처럼 소개합니다. 그런데 그에게 하나님의 신(성령)이 임하고, 일정한 기간에는 하나님의 메신저 역할을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 70년 만에 돌아올 때 이들이 돌아올 수 있게 칙령을 내린 사람이 고레스입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일정한 때가 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의 은금이나 재산을 가지고 유대 땅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참으로 상상 밖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70년 포로 기간이 차자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그런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역시 굽은 막대기를 사용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굽은 막대기가 일시적으로 형통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악한 자의 형통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부러워하지 말아야 하고, 나의 형통이 곧 나의 의로움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굽은 막대기를 사용하시는 중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왕이면 곧은 막대기가 되어서 의로운 일에 사용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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